희망 안긴 '소녀시대', 무례한 비난은 그만!

감히 누가 저 용감한 소녀들을 탓하는가? 대체 누가 10대를 비웃나?
  
  청계천과 국회 앞으로 나선 우리의 착하고 또 용기 있는 청소년들을 욕한다면, 그것은 한 마디로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을 모독하는 것이고 또한 이들과 공감·공분하는 수천만의 보통사람들을 모욕하는 일이다. 막 시험을 치렀거나 시험 치르기에 바쁜, 혹은 시험 치러야 할 아이들이 왜 자신의 급한 일을 팽개치고 그렇게 거리와 광장으로 뛰쳐나왔는지, 제대로 눈이 있고 귀가 달리고 머리 돌아가는 어른이라면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얼마나 이들이 억압된 진실에 목말라하고, 수구 매체의 거짓과 선전에 분노하며, 무력한 국가와 무능한 정권에 좌절하고 있는지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의 기본 자질이 있기에, 아이들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이렇게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이다. 게으르고, 느리고, 나태한 우리를 대신해.
  
  그렇다. 이들은 말 그대로 대중을 대신(代身)하고 있다. 대중의 뜻을 대의(代議)하고, 또 인·민의 말을 대변(代辯)한다. 수구 신문이 자본국가의 선전기관으로 전락했을 때, 스스로 나서는 대항 언론인· 대안 저널리스트들이다. 신속하게 문자를 주고받고 참여의 메시지에 기꺼이 몸으로 응대하면서, 이들은 서둘러 시민으로 나서고 있다. 혈기 왕성한 미래세대로서 오늘의 낡은 기득권과 늙은 기성세대에게 고발장을 내민다. 불법 도축된 쇠고기를 미국 소비자들이 리콜하듯, '졸속·굴욕'의 쇠고기 협상을 당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내세워 탄핵하는 것이다. '어린 너희들'이 뭘 알고 그리 흥분하냐굽쇼? 염치없는 소리다. 당연한 것 아닌가? 살아야 할 시간이 더 길고 또 할 일이 더 많기에. 비겁한 기성세대가 지켜주지 않는 몸을 스스로 보존해야 하기에. '젊은 우리'가 모든 걸 챙겨야 하겠기에.
  
  '어른'들이 기대했던 건 이런 모습 아니었던가?
  
▲ 지난 3일 청계천 촛불문화제에 자신이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참가한 10대들. ⓒ프레시안

  푸코가 말하는 '진실의 용기'를 발휘하는 전사, 즉 '파르헤시아스트'가 되기 전에, 이성을 대화적·공적으로 사용하고 그래서 사회를 보호하는 비판적 시민으로 나서기 전에, 2008년의 10대는 자신을 사랑하고 그래서 그만큼 소중한 타자의 생명도 존중할 줄 아는 천사들이다. 인간의 윤리, 배려의 정치를 솔선수범 실행에 옮기는 아름다운 미래의 얼굴들. 어른들이 늘상 이들에게 기대하고 원하는 게 바로 이런 모습 아니었던가? 내 것과 남의 것, 그리고 공통된 것들을 함께 지켜내고자 하는 선의에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사회의 미래를 책임지고자 하는 의지에 신선한 감동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름다운 청년들. 그러니 더 이상 무례를 범하지 않는 게 옳다. '유언비어'에 현혹된 어리석은 10대들이라고 비아냥대는 손가락을 황급히 거둬야 할 것이다.
  
  제발 체면을 갖추라. '철부지 청소년들'이라 함부로 꾸짖는 망발에 입단속을 해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좌파'의 꼬리표를 붙이고자 하는, 한 마디로 관객 수준을 한참 낮춰 잡은 헛소리를 거둬야 하고, 이들을 혹 설복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련에서 지면에 깐 기만의 광고도 철회해야 한다. 무식한 가부장의 메시지, 무능한 가국의 훈령은 더 이상 현명한 10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명확한 잣대는 없지만 <PD수첩> 같은 '선수'를 평가할 줄 알고, 말은 딸리지만 그래도 옳고 그름을 가려볼 줄 아는 이들에게 훈계는 이제 스톱. 냉소와 조롱도 제발 중지. 색깔론과 훈계령도 이제 그만. 그만, 그만이다. 그러면 안 된다. 이들을 더욱 분노케 할 따름이다. 자신에게 침 뱉는 짓이고 스스로를 무력화하는 일이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어리석은 선택일 따름이다.
  
  왜 10대마저 '조중동' 반대 구호를 외치는지 아는가?
  
▲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스스로 용감한 언론인, 저널리스트로 나선 이들은 조중동과 권력의 실체를 정확히 간파해버렸다. ⓒ뉴시스

  '불법집회'니 뭐니 하며 협박을 일삼는 경찰은 당장 철수해야 한다. 국가는 이들에게 분명한 발언과 표현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을 머슴처럼 모시겠다는 대통령도 이제는 겸손하게 진실하게 임하라는 '국민'의 소환 명령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을 배후 '어둠의 세력'에 의해 조종당하는 꼭두각시쯤으로 폄훼하는 수구신문들도 10대가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이들이 얼마나 영민하고 기민하게 인터넷을 뒤지고, 그래서 바뀐 말과 거짓말을 악착같이 찾아내 유포하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왜 2008년 이 땅의 어린 10대들마저 '조중동' 반대 구호를 외치고, '조중동'을 벌레 보듯이 하는지 아는가? 진실을 갉아먹는 반사회, 반언론, 반민주의 광우(狂愚)병 진원지로 정확히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미친 권력들 사이의 지독한 어리석음 병.
  
  (하략)
  
 
희망 안긴 '소녀시대', 무례한 비난은 그만!
 [기고] 정부와 조·중·동의 '광우(狂愚)병 공포'
 전규찬/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희망 안긴 '소녀시대', 무례한 비난은 그만!
 [기고] 정부와 조·중·동의 '광우(狂愚)병 공포'

by 다비 | 2008/05/07 14:16 | 탄핵될때까지촛불행진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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