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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가 경제성 있다면, 교수직 버리겠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대운하 반대' 공개강좌 열어
  
▲ [이준구교수] 무엇을 위한 대운하인가? 대운하를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10일 오전 서울대학교 박물관 대강당에서 '한반도 대운하 연속 공개강좌' 의 첫번째 순서를 마련했다.
ⓒ 문경미
대운하반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의 이준구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대 박물관 대강당에서 '무엇을 위한 대운하 사업인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남소연
한반도대운하
 

"(한반도 대운하를 강행할 경제적 타당성이 있으면) 서울대 교수직을 내던지겠다. 삭발투쟁도 하겠다."

 

그만큼 단호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00여명의 청중 앞에서 "대운하 사업은 역사상 최악의 공공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코 수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대학교 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무엇을 위한 대운하인가'라는 제목의 강의에서였다. 이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모임'에서 마련한 10차례의 공개강좌 중 첫번째였다.

 

이 교수는 지난 1월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걱정이 앞서는 대운하 사업'이라는 제목의 격문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런 그의 강연이었기에 기자들을 비롯해, 이날 강연에 참석한 100여명의 청중들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사람이 바보냐? 누가 시멘트벽으로 관광가나?"

 

그는 강의 첫 머리부터 "대운하 사업은 백지화되어야 한다"며 "주요한 근거는 한반도 대운하는 ▲시대착오적인 사업이고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환경에 예기치 못한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공약은 꼭 지켜질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운하 반대에 대해 '대통령이 내건 공약을 지켜야 하는데, 왜 딴죽을 거느냐'는 반박 논리가 있는데, 이는 대의 민주제의 특징을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오해"라고 진단했다.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5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됐다 하더라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지지도는 낮았으리라 추정되니, 이에 대한 국민적 승인은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어 대운하 찬성론자들이 반대론자들을 비판하기 위해 (당시엔 많은 반대가 많았던)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등의 예를 드는 논리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는 자동차 시대가 예고된 상황에서 만든 것인데, 운하는 그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게 아니"라며 "지금껏 국민적 반대에 부딪힌 사안이 모두 강행됐다면 어떻게 되었겠느냐? 단세포적 논의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들이 10일 오전 서울대 박물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한반도대운하

 

이 교수는 또한 한반도 대운하가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대운하 평가보고서의 잘못을 꼬집었다. 그는 "편익/비용이 2.3으로 나왔는데, 공공사업으로서 이렇게 높은 건 본 적이 없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서울대 교수직을 미련없이 버리겠다, 하지만 아니라고 믿기에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평가 보고서에는 환경 피해 비용을 무시하고 있는데, 이는 평가 보고서의 abc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이 보고서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운하 사업을 하는 주요한 목표 무엇이냐? 혼란스럽다"라고도 말했다. "물류를 위해서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논리에는 일고의 가치도 없음을 대운하 찬성 쪽에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물 관리를 위해 운하가 필요하다는 것은 수중보 몇 개만 건설하면 된다, 또한 운하가 친환경적인 물류수단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어항 속의 금붕어냐? 코미디"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 개발이라는 목적 역시 투기 붐을 조장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관광 측면을 강조한 논리도 강하게 비판했다.

 

"누가 배 타고 시멘트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가냐. 이재오 의원처럼 실개천을 자전거 타고 가는 게 의미 있다. 누가 터널에 들어가서 몇 시간씩 디젤 연기 마시며 관광선을 타겠냐? (한 청중 "중국인 1000만명이 관광 온다고 합니다.") 중국 사람은 바보입니까? (청중 폭소)"

 

"대운하 무리하게 추진하면 5년내내 국정운영 제대로 못할 것"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의 이준구 교수가 10일 오전 서울대 박물관 대강당에서 '무엇을 위한 대운하 사업인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남소연
한반도대운하

 

이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평가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많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평가를 왜곡할 수 있는 영혼 없는 학자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반대가 50%대이고, 찬성이 30%대에 불과한 한반도 대운하를 새 정부에서 강행하려는 이유로 '747정책을 이루기 위한 경기부양 효과에 발목을 잡힌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 정부가 대외 여건이나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7%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747정책의 유일한 희망이자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 경제에 독약을 투약해 목적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 개발을 통한 민심끌기의 측면도 있다"며 "이는 교각살우이자 위험한 도박"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기 초반, '밀려서는 안 된다'는 초보적인 산수를 한다는 것은 큰 실수다, 오히려 대운하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5년 내내 발목 잡혀 국정 운영을 제대로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운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라는 반론에 대해서는 "대운하의 대안을 제시하라는 건 부당한 요구"라며 "대운하의 대안은 현상유지이고, 대운하 찬성론자들에게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대한 입증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자 유치에 대한 허구성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대운하 사업은 진정한 민자 사업이 가능하지 않다"며 "수익성을 자신한다고 해도 환경 파괴 비용은 민자 사업단이 감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나갔다.

 

"(대운하 홍보 전도사인) 추부길씨가 '국민소득이 4만불 되면 4집당 한대 꼴로 요트를 가진다'고 했는데, 운하에서 요트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요트나 벌크선 몇 개 못 뜬다. 대운하 유지, 건설비용은 세금으로 감당해야 한다."

 

"대운하로 얻는 것은 아주 미미한 경제적 이득"

 

그는 마지막으로 대운하 사업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얻는 것으로는 '아주 미미한 경제적 이득'을 꼽았다. 그는 '가치없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리고 잃게 되는 것으로 ▲건강한 생태계 ▲아름다운 산하 ▲깨끗한 물 ▲귀중한 문화재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환경이나 문화는 존재하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 숭례문처럼 상실되고 난 다음에 엄청난 상실감이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52948